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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성자 프란체스코 [2] (사랑의통로 /2012.07.08)

2016.07.25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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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1053

위대한 성자 프란체스코

“일어나세요, 레오 형제. 날이 밝았어요.” 그는 잠에 곯아떨어진 나를 꾹꾹 찔렀다. 나는 눈을 비비며 말했다. “아직 바깥은 어둡잖아요, 프란체스코. 왜 그렇게 서두르세요? 무슨 꿈이라도 꾸신 겁니까?”

“아뇨, 밤새껏 나는 한잠도 제대로 못 잤어요.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새벽녘에 하나님께 기도를 올렸지요. ‘저는 당신이 이르신 대로 모두 행했습니다. 그런데도 어찌하여 제게 잠을 주시지 않…나요? 제게 무엇을 더 원하시나요?’ 그러자 허공에서 소리가 들렸어요.

‘이제 곧 날이 밝을 것이다. 그러면 일어나서 길을 떠나도록 하라. 길을 걷다 보면 멀지 않은 곳에서 방울 소리가 날 것이다. 그 소리의 주인은 내가 너에게 보내는 문둥이…다. 너는 그 문둥이에게 달려가 그를 끌어안고 입을 맞추도록 하라.’

나는 더 이상 내 마음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화를 다스릴 수가 없었어요. 나는 소리쳤어요. ‘당신은 자비롭지도 못하고, 당신이 만든 인간을 장난감 다루듯 하고 있어요. 조금 전에 당신은 제가 문둥이를 가장 두려워한다고 한 말을 엿들은 겁니다. 그래서 저더러 문둥이에게 입을 맞추라고 하는 것이지요. 좀 더 쉬운 길은 없나요? 하찮은 인간이 당신께 다가갈 수 있는 편안한 길이 진실로 없는 겁니까?’

그러자 누군가가 내 뱃속에서 큰 소리로 웃으며 내 창자를 두 갈래로 찢어놓는 것 같았어요. 그러고는 잠시 후 다시 그 목소리가 들렸죠. ‘그런 방법은 절대로 없다.’ 그리고 잠잠해졌어요.”

프란체스코의 말을 듣고 나니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동굴 입구로 가까이 다가가 방금 떠오르기 시작한 태양을 불안에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는 프란체스코를 보노라니 문득 그가 가엾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동굴에서 나오자, 어둠이 차츰 엷어지기 시작했고 비는 말끔히 그쳐 있었다.

나무잎새마다 물방울이 방울방울 맺혀 있었고 그 속에 일곱 가지 빛의 무지개가 떠 있었다. 프란체스코는 보폭을 넓게 하여 마치 거인처럼 성큼성큼 걸어갔다. 마음이 매우 바쁜 것 같았다. 저 아래 소나무 숲 너머로 커다란 도시가 눈에 들어왔다.

그때였다. 프란체스코가 문득 걸음을 멈추고 내 팔을 붙잡았다. 그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창백해졌다. “저 방울 소리 들려요?” 그가 떨리는 음성으로 속삭였다. 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내게도 문둥이의 방울 소리가 들려왔다.

저만치 들려오던 방울 소리는 차츰 우리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프란체스코, 어서 이 자리를 피해요. 자, 도망갑시다.” 나는 그를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려고 그의 허리를 부둥켜안았다.

“아니, 우리가 지금 어디로 간단 말이오? 도망을 가다니, 하나님으로부터 도망치겠다는 거예요? 레오 형제, 당신은 참으로 딱하십니다. 무슨 수로 그분에게서 도망치겠다는 겁니까? 어떤 길로 가건 문둥이는 우리 앞에 나타날 거예요. 그러면 거리가 온통 문둥이들로 가득 차겠지요. 우리가 그들에게 입맞추기 전에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거예요. 레오 형제, 그러니 용기를 내서 앞으로 나갑시다!”

방울 소리는 이제 우리 코앞의 나무 뒤에서 들려왔다. “프란체스코, 두려워하지 마세요. 하나님은 당신에게 용기를 주실 겁니다.” 그러나 내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이미 프란체스코는 방울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모습을 드러낸 문둥이의 손에는 방울이 달린 지팡이가 들려 있었다.

방울은 지나는 행인들에게 피신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었다. 문둥이는 프란체스코가 달려오며 팔을 벌리는 모습을 보고는 지레 겁을 먹고 그 자리에 붙박인 듯 섰다. 썩어 문드러진 코는 절반이 잘려나가 없었고, 입술은 터져 고름이 질질 흐르고 있었으며, 손가락은 모두 떨어져 몽당손이었다.

그러나 프란체스코는 그를 얼싸안으며 머리를 숙여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자신의 옷을 벗어 그를 감싸 안고는 도시를 향해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도시로 가면 그를 부탁할 만한 나병 요양원이 있을 듯싶었던 것이다. 나는 감동하여 눈물을 글썽이며 그의 뒤를 따랐다.

태양이 거의 하늘 가운데로 떠올랐을 무렵, 우리는 구름 사이로 따뜻한 가을 햇살을 느낄 수 있었다. 도시의 문턱을 넘어서자 프란체스코는 걸음을 멈추고 감싸 안았던 문둥이에게 햇살을 맞게 해줄 양으로 옷을 들춰 올렸다. 그러나 뜻밖에도 옷 속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프란체스코는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프란체스코는 나를 돌아보며 무슨 말인가 뱉어내려 했지만 입을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는 모양이었다. 그의 얼굴은 불타오르듯이 빛나고 있었고, 두 눈에선 끊임없이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그는 땅바닥에 엎드려 흙에 수없이 입맞춤을 했다.

나는 그를 보고 선 채 떨기만 했다. 프란체스코의 옷 속에 있던 문둥이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문둥이의 모습으로 지상에 내려온 그리스도였던 것이다.

사람들은 땅바닥에 엎드려 울고 있는 프란체스코를 보고 물었다. “왜 그렇게 슬피 울고 있는 겁니까? 산적들에게 당했나요?” “아니에요.” 내가 말했다. “조금 전에 그리스도께서 이곳을 다녀가셨어요. 그분을 뵙고 너무나 기쁜 나머지 이렇게 울고 있는 거랍니다.” 사람들은 어깨를 으쓱해 보이더니 별 미친놈 다 보겠다는 듯이 웃으며 우리 곁을 지나갔다.

마침내 우리가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는 해가 서쪽으로 뉘엿뉘엿 떨어지고 있을 무렵이었다. 프란체스코가 입을 뗐다. “레오 형제, 우리가 모든 문둥이나 병자, 그리고 죄수들에게도 입맞춤을 해준다면….” 프란체스코는 몸서리를 치다가 한참만에야 다시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들릴 듯 말 듯 아주 작았다. “그 모든 사람들에게 만일 당신이 입맞춤을 한다면, 그렇다면 그들은 모두가… 그리스도처럼 된단 말이겠지요?”

– 『위대한 성자 프란체스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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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5 23:53

믿음 12.07.09. 16:00
아멘~~할렐루야^^
답글 | 삭제 | 신고

생명수 강가 12.07.15. 00:04
예수께서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라고 하신 말씀이 얼마나 실제인지요~~

그래서 우리가 거지 예수님을 보고 모두 눈물이
터지고 예수님을 만나요.
문둥이 속에 계신 그리스도...
아! 하나님은 얼마나 우리의 생각과 다르게
역사하시는지 놀랍습니다.
아침부터 은혜 받게 하시니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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